이번 글은 제가 두 번째로 쓰는 자기소개 글입니다. 첫 번째 소개 글에서는 MBTI를 중심으로 자신을 소개했지만 글을 다시 고쳐 쓰면서 MBTI의 틀 안에 갇혀 더 흥미로운 면모를 소개하지 못하는 한계를 발견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무엇을 좋아하며 얼마나 재미있게 살아가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동물을 사랑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고양이를 사랑합니다. 고양이가 제게 특별한 존재가 된 것은 대학교에 입학한 후부터입니다. 서울여대에는 곳곳에 영역을 형성하고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눈을 떠서 부지런하게 학교에 오면 고요한 공기 속에 고양이들이 뛰어와서 머리를 다리에 비빕니다. 또 밤늦게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나오면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 문 앞에 고양이가 앉아있습니다. 따뜻한 인간 방석이 필요했든, 배가 고파서 그랬든 저를 반가워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하루의 유일한 웃음과 위로가 될 때가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교내 길고양이 동아리에 가입해 사료를 챙기고, 병원에 데려가고, 겨울 집을 지어주고 있습니다. 동아리에 가입한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단순히 친밀감만을 이유로 고양이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저를 싫어하고 무서워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고양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집이 경기도 광주에 있지만 오직 고양이의 사료를 챙겨주기 위한 목적으로 학교에 오는 날이 잦아지면서 어쩌면 어떤 동물들이 인간에게 주는 이유 없는 애정을 닮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아무런 보상과 이득이 없더라도 아낌없이 주고 싶은 사랑이란 어떤 기분인지 고양이를 통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여유가 있는 날이면 바이올린을 켜곤 합니다.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시기도 대학교 입학 즈음이었는데, 그 시기는 유독 되는 일이 없었고 저만 뒤쳐지는 것 같은 느낌이 온 종일 기분을 지배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바이올린도 영 못하고 진척도 느린 것이었습니다. 바이올린으로 인해 패배감이 더 강해지던 참에 생각을 바꿔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기로 했습니다. ‘바이올린으로 평가받을 자리도 없고, 잘 해내야만 하는 이유도 없는데 못하면 어떤가!’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어디에서 바이올린을 자랑스럽게 연주할 만한 실력은 못되지만 바이올린을 켤 때 느껴지는 해방감 때문에 악기를 놓을 수 없습니다. 느리지만 한 곡씩 완성해나가는 성취감도 있습니다. 바이올린을 배우면서 취미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저는 K-POP 산업의 열혈 소비자이기도 합니다. 특정 아이돌의 팬이 아니라 K-POP 산업의 소비자라고 명명한 것은 다양한 팬덤에 속해있기도 하고, K-POP이라면 전반적으로 다 좋아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사실 K-POP 자체를 통해 얻는 기쁨도 있지만, 아이돌을 좋아하는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들이 주는 큰 의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해외 콘서트에 가기 위해 해외 사이트를 번역하면서 티켓을 예매하고, 혼자 비행기를 타고 가 콘서트에 참석한 이후 다른 한국 팬들을 위해 해외 콘서트 예매 가이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외국 국적의 아이돌 멤버와 소통하기 위해 외국어를 공부하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굿즈를 직접 제작하기 위해 일러스트와 포토샵을 공부하면서 스스로 성장한 부분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대상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도전을 할 수 있는지, 그 도전들은 어떤 나를 만들어주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공부하다, 그리고 꿈'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2 글쓰기 기말과제  (0) 2020.12.24

귀여운 것들을 좋아합니다. 아기자기하게 즐비한 문구류, 포근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인형, 귀엽게 장식한 카페 음료 등등 바라만 봐도 행복해지는 것들이 많습니다. 동물들도 정말 귀여워합니다. 학교에 볼 일이 없는 날에도 학교 고양이들이 보고 싶어서 걸음 한 날들이 꽤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귀여워하면 할수록 자꾸만 미안해지는 대상이 있습니다. 막상 마주치면 너무 예쁘다!’생각이 들지만 지나가고 나면 씁쓸한 마음이 맴도는 것입니다. 이 불편한 마음이 생기는 이유를 잘 알고 있고, 남들도 조금은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막상 이야기를 꺼내자니 괜히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조용히 간직만 했던 마음을 오늘 꺼내볼까 합니다.

제가 꺼낼 이야기는 품종 동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품종이란 외부적으로 형질 또는 특성이 같고, 유전 형질의 조성이 같은 개체의 집단을 뜻합니다. 웰시 코기, 비숑 프리제, 포메라니안과 같은 강아지들이나 스코티쉬 폴드, 먼치킨 같은 고양이들이 대표적으로 꼽히는 품종 동물입니다. 순수한 혈통의 품종 동물들이 그렇지 않은 동물보다 더 선호 받는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순종이 더 예쁘거나, 더 똑똑하고 순하다고 알려지거나, 더 고귀하다고 여기는 시류가 주요한 원인입니다. 여기에는 반려동물 관련 미디어에서 동물의 품종명을 전면에 내세워 해당 품종의 귀엽고 밝은 면만을 보여줌으로써 유행을 부추기는 부분도 있습니다. 실제로 특정 품종 동물이 유행을 탈 경우, 혈통 증명서를 등에 업고 몸값을 불린 해당 품종 동물들이 분양시장에 쏟아져 나오곤 합니다.

귀여운 품종 동물이 세상에 나오는 과정은 어떨까요. 품종 동물은 보통 동물 번식장 또는 브리더에 의해 탄생됩니다. 동물 번식장은 동물이 자기 한 몸 누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철창이 빼곡하게 들어선 곳입니다. 약간의 활동도 제한된 상태에서 철창 안의 동물들은 비위생적인 환경과 질병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새끼를 낳는 동물들에게 발정유도제를 먹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배에 실패할 경우 인간이 인공수정을 시킵니다. 출산할 때 동물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 수의사가 아닌 사람이 제왕절개를 하고, 이렇게 태어난 새끼들은 동물보호법이 정한 생후 거래 금지 기간 60일을 못 채운 채로 어미 곁을 떠나게 됩니다. 계속된 임신과 출산으로 불임이 된 동물들은 버려지거나 식용으로 팔리는 결말을 맞습니다. 이렇게 번식장에서 이루어지는 악행들은 대부분 불법이나, 처벌의 무게가 가볍고 교묘히 법망을 피해 갈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합니다. 2016, 농림축산식품부는 불법으로 운영 중인 번식장이 전국에 약 800~1000여 곳이 있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문적으로 동물 교배와 번식을 하는 브리더에게 분양받는 방법은 어떨까요? 브리더는 각종 동물 대회에 우수품종 동물을 출전시킬 목적으로 동물 교배를 하는 경우가 많아 동물 번식장보다는 나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편입니다. 그러나 순수 혈통에 대한 브리더의 고집으로 인해 순종 교배로 태어난 동물들의 유전병은 무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예로, 작은 체형과 큰 머리, 큰 눈을 가진 치와와의 경우 두개골이 온전히 형성되지 않아 뇌질환에 취약하며, 스코티쉬 폴드 고양이는 뼈와 연골을 변형시키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뼈가 기형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외에도 불도그, 닥스훈트, 웰시코기, 먼치킨, 렉돌, 페르시안 등 대부분의 품종 동물들이 고유한 유전병을 가지고 있으므로 귀엽고 특이한 외형 뒤에 숨겨진 동물의 아픔을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사실 반려동물의 선택에 있어 사람들마다 제각기 다른 기준과 취향을 갖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악의 없는 선택이 비윤리적인 동물 생산방식에 숟가락을 얻는 형국이라면, 그리고 동물 유전병의 악순환에 작은 기여를 하는 모양이라면 선택을 재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계속되는 악습을 끊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은 품종 동물 사지 않기입니다. 그리고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싶다면 유기 동물 입양하기를 추천합니다. 흔히 유기 동물은 그들만의 트라우마가 있어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여겨지지만 유기 동물 보호소에 한 번이라도 방문해본다면 살갑고 다정한 성격의 동물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유기 동물들도 있지만 그 아이들만의 상처를 보듬으며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것도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유기 동물의 규모는 전국 13만 마리가 넘는다고 합니다. 13만 마리 중 하나 정도는 당신과 인연이 닿길, 그리고 학대와 고통 속에서 태어나는 품종동물이 한 마리라도 줄길 바라봅니다.

'공부하다, 그리고 꿈'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2 글쓰기 기말고사 제출물  (0) 2020.12.24

 

 

 

'여행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 01. 하와이-1  (0) 2020.02.03

+ Recent posts